장마와 무더위가 시작되었습니다.
이 한 철을 또 어떻게 견딜까 싶지만,
일 년 중 잠시 쉬어 가는 여유를 가질 수 있는
기대감 가득한 시즌이기도 하기에
활기차게, 의미 있게 보내시길 응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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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일, 세계 노동자의 날 134주년을 맞이하여 부산에서 「2024 세계노동절대회」가 열렸습니다. 노동자들의 권리를 책임지고 복지를 향상시켜 정당한, 인간적인 삶을 보장할 수 있게 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정되었다는 이날, 우린 또다시 모든 노동자의 노동기본권 보장 및 쟁취를 외치며 거리로 나섰습니다. 노동자라는 세 음절의 한 단어 속에 정말 다양한 직업군이 존재하고 여러 직업군을 아울러서 이주 노동자의 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법과 제도라는 테두리 안에서 오히려 그들은 점점 더 소외되고 고립되어 가고 있습니다. 사업주 동의 하에만 가능한 사업장 변경이란 족쇄에, 작년에 그토록 반대하였던 지역 제한이라는 새로운 녹슨 고리(사업장 변경 신청자에 대해서 최초 고용 허가를 받은 사업장이 소재한 권역 내 사업장을 알선)가 더해져 움직임이 가능한 모든 생명체가 당연하게 누려야 하는 이동의 자유라는 측면에서 한국의 고용허가제 속 이주 노동자들은 더욱더 동떨어졌습니다. 이는 상담을 통해 여실히 확인되고 있고, 고용센터에 사업장 변경 신청에 이어 구직 등록을 완료한 외국인 노동자는 주어진 ‘3개월’ 동안만 구직 활동이 가능한데, 이마저도 자율 구직 방식이 아닌데다가(고용센터 알선) 본인이 속한 권역에서 경기 침체 등이 원인이 되어 구인 사업장이 전혀 없어 석 달 내 새 근로 계약을 맺지 못 하였다면 자국에서 몇 년을 투자해 겨우 이룬 한 개인의 꿈은 그 자리에서 끝이 나게 됩니다. 또한 현 정부는 저출생 추세 반전을 위한 대책에서 가사와 돌봄 노동에 외국인 노동자 1200명을 도입(고용허가제를 통해 e-9 비자로 입국)할 계획이며 이미 국내 체류 중인 유학생, 이주 노동자의 배우자 등을 대상으로 해당 노동 분야에서의 활동을 허용하는 시범 사업도 추진한다고 하는데, 시범 사업 내용에서 근로 계약이 개별 가정과 계약하는 방식으로 정해져 최저 임금 차등 적용 조장에의 우려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습니다. 노동자의 공헌을 치하하기도 하는 이날에도 주변의 대부분의 이주 노동자 분들은 쉴 틈 없이 산업 현장 속 자신의 일터에서 일을 합니다. 이 일의 가치가 그저 금전적 보상이 따르는 무엇에서, 온전히 그 자체로 빛나는, 그런 시작의 순간이 오길 꿈꿔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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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의 달’이라 불리는 5월, 2024년의 그달을 마저 보내기 전 마지막 일요일이었던 5/26에 「외국인 근로자 1일 경남 남해 투어」 사업을 진행하였습니다. 언덕 위에서부터 바다까지 이어진 다랭이논들과 수로를 따라 산비탈을 걸어 내려오며 마주한, 고단하기만 했던 그 시절 속 마을 사람들의 어떻게든 삶을 유지하고자 했던 의지에서 함께 한 이주민 분들의 모습이 겹쳐 보였고, 갯벌 위에서 삼삼오오 쪼그리고 앉아 수상한 도구를 위아래로 움직이며 ‘쏙’이란 녀석들을 유혹하던 얼굴들에게서 ‘너를 잡아 이내 튀겨 먹고야 말겠어!’란 개구진 집념(?^^)을 목격했고, 자연 속에, 남해만이 가진 문화 속에 자유로이 나를 내던졌던 하루를 통해 우리 모두는 서로가 깃든 새로운 한 챕터를 인생이란 책 속에 살포시 끼워 넣었습니다. 여행이 끝나고 남은 피로감이 아니라 여운이 길게 이어져 각자의 일상 속에서 작지만 큰 원동력으로 작용하였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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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4월에 걸쳐 한 달 동안 이슬람의 절기인 라마단이 행해졌고 이는 무슬림이 지켜야 하는 5대 의무 중 하나로 해가 떠 있는 동안 금식해야 합니다. 특별한 시기가 아닌 평소에도 종교적으로 정해진 기도 시간마다 정성을 다하는 무슬림 분들이 이 기간 동안 더 대단해 보이는 건 그들의 일이 얼마나 많은 육체적 에너지를 소모하는지 간접적으로나마 알고 있기에 그런 걸까요. 라마단이 끝나고 나면 다들 핼쑥해진 얼굴로 옵니다. 그런데 다수의 방글라데시(국민 대다수가 이슬람교도임) 이주 노동자들이 속한 한 사업장에서 라마단을 지키지 않겠다는 서약을 개개인에게 강요하며 서약서 작성을 거부한 이들에게 의도적으로 일을 시키지 않는 사건이 발생하였습니다. 회사 내 한 관계자와 통화를 해 보니, 업무 특성상 고된 작업이 많아 안전사고 발생 가능성 때문에 점심 식사라도 할 것을 권유하였던 것인데 그 순간 이후로 모든 방글라데시 노동자가 기숙사로 가 버려 회사도 손해를 입었다고 하였습니다. 회사 측 입장도 이해가 전혀 안 되는 건 아니지만 한두 해도 아닌, 적어도 십 년 이상 무슬림 노동자를 고용한 곳에서의 라마단 관련 대처에 큰 아쉬움이 남는 건 어쩔 수가 없습니다. 현장에 같이 있지는 않았기에 (회사 측의) 권유 혹은 (노동자 측의) 강압적 지시로 표현되는 해당 발언이 실제 어떠한 뉘앙스를 품고 있었는지 알 수는 없지만, 그들에게 있어 매우 중요한 종교 관련 언급 그 자체가 (아무리 좋은 의도라 해도) 그들에게는 상당히 큰 거부감과 불쾌함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될 수도 있음을, 충분한 종교적 요소의 이해를 통해 회사는 예상했었어야 했고, 서로 간에 갈등이 지속되고 이를 봉합하는 과정에서 노동의 허락 여부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이른바 갑의 위치에 회사가 있음을 이용해 노동자들에게 부당하게 시말서를 써서 제출하도록 유도한 점, 그리고 선배 노동자(내담자)로서 모범을 보이지 않고 후배들이 회사에 반하는 단체 행동을 하도록 부추긴 잘못을 하였단 프레임을 한 개인에게 씌워 차별적으로 대우한 점 등을 들었을 때엔 아쉬움을 넘어 탄식이 나왔습니다. 너무 힘들어 이직하고 싶어 찾아온 선배 노동자가 처해 있는 상황을 따져 보니, 고시된 「외국인 근로자의 책임이 아닌 사업장 변경 사유」 내용 중 몇 가지가 해당이 되어 노동부에 진정할 것을 제안하였지만 그는 끝내 용기를 내지 못하고 참고 견디는 쪽을 택하였습니다. 이렇게 고용허가제의 또 다른 희생양이 되고만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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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차례의 한국 입국을 통해 e-9 비자로 10년이란 세월 동안 이곳 양산에서 지내다 체류 가능 기간이 끝이 나 지난해 방글라데시 고향으로 돌아가게 된 라◯◯ 씨가 어느 날 불쑥 나타났습니다. 한국에 더 머물고 싶어 출국 전 e-7 비자로의 체류자격 변경을 시도하였지만 당시에 너무 늦은 준비로 인해 자격 요건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채우지 못하였고, 체류를 향한 그 절실함을 옆에서 다 지켜보았기에 기억에 남은 사람이었습니다. 크게 놀라 어떻게 왔냐고 물으니, 한국에서의 사업을 구상 중이라 이것저것 알아보고자 단기 비자를 받고 오게 되었고 근처에서 볼일을 보고 생각이 나 잠시 들른 것이라고, 특유의 느릿느릿한 말투로 대답하고는 무지 바쁘다며 휑하니 또 가 버렸습니다. 며칠이 지나고 다시 방문하였는데 여러 장의 종이를 내밀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근무하였던 사업장의 급여명세서였습니다. 국민연금의 경우, 외국인 노동자는 상호주의 원칙(대한민국 국민연금과 유사한 연금이 해당 외국인 노동자 국가에도 존재하며 해당 국가에서 대한민국 국민에게 본국 법을 적용해 줄 경우, 대한민국에서도 해당 외국인 노동자에게 국민연금 제도를 동일하게 적용해 주는 것)에 의해 가입 여부가 결정이 되고 방글라데시는 가입 해당 국가가 아닌데, 매달 국민연금 항목으로 특정 금액이 공제되어 임금이 지급되었음이 확인이 되었습니다. 당장 문의하여 공단으로부터 ‘가입 내역 없음’을 전달받았고 다행스럽게도 라◯◯ 씨는 사업주로부터 150만 원 정도를 되돌려받았습니다. 여러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만약 그에게 사업 계획이 없었더라면, 이 돈은 ‘진짜 주인’이 누구인지도 모른 채 얄팍한 수를 쓰는, 부정한 한 사업주의 탐욕 주머니 속에 영영 갇혀 있었을 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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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3, 「양산 네팔 공동체 협회 창립 기념 풋살 대회」가 증산근린공원 풋살장에서 성대하게 열렸습니다. 양산을 비롯하여 김해, 창원, 함안, 사천, 거제 등 경남 지역 내 네팔 풋살팀 중 16개 팀이 대회에 참가하였고 SACHEON NFC가 3등을, SANGAM FC가 2등을, YANGSAN FC ‘BLUE’가 우승을 차지하였습니다! 풋살 경기가 진행되었던 공간 외 다른 시설은 없어 코치 및 선수들은 대로변에 있는 잔디밭 위에 팀 공간을 꾸려 옷을 갈아입고, 워밍업을 하고, 작전을 나누고, 작은 부상을 치료하며, 서로의 사기를 북돋아야 했지만, 오직 ‘승부’에만 모든 것이 집중되어 있던 그들에게 이런 열악함은 아무런 문제가 안 되는 듯 보였습니다. 문득, 타국에서 이주민으로 살아가고 있는 이들에게, 그리고 특히나 이 자리를 가득 메운, 일 년 중 수차례에 걸쳐 한국 내에서 자체 전국 대항전을 여는 네팔인, 네팔 공동체에게 있어 ‘풋살’이라는 것이 도대체 어떤 의미인지 궁금해졌습니다. 여느 사람들처럼 여가 생활을 즐기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저에겐, ‘만남·대화·열정·나눔·함께 함’이 한데 잘 버무려진, 소박하면서도 화려한 그들만의 ‘페스타(festa)’처럼 보였고 고향의 향수를 달래는 소중한 시간처럼 다가왔습니다. 이 행사를 위해 시작에서 끝, 그 모든 과정 속에서 흔쾌히 ‘나의 역할’을 담당해 주신 모든 이주민 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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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와 동행해 주시는 모든 후원자님들, 활동가님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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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5-388-0988 / 055-386-0988
경남 양산시 북안북7길 35 양산시노동자종합복지관 1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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