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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이주여성활동가 「이주 여성, 나를 쓰다.」

#일반

나의 첫사랑 같았던 한국

장진결

 

 

오래전, TV 속에서는 매일같이 한국 드라마가 흘러나왔고 거리 어디를 가나 한국 노래가 들려오곤 했습니다. 쇼핑몰과 백화점은 한국의 옷과 화장품들로 마치 거대한 물결처럼 일렁였죠. 하지만 그때만 해도 저는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화면 너머로만 보던 그 나라가 언젠가 제가 뿌리를 내리고 살아갈 삶의 터전이 될 줄은요.

처음 한국 땅을 밟았던 건 2012년의 어느 뜨거운 여름이었습니다. 생애 처음으로 고국인 중국을 떠나 해외로 향했던, 제 인생의 기념비적인 순간이었죠. 밤 비행기에 몸을 싣고 인천으로 향하던 그 길, 구름 위를 나는 기분은 마치 꿈결 같아 도무지 현실처럼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캄캄한 밤이었지만 인천공항은 낮처럼 환한 불빛으로 저를 반겨주었습니다. 사방을 가득 채운 낯선 한국어 글자들을 마주하고서야 비로소 실감이 났습니다.

', 내가 정말 다른 나라에 와 있구나.'

다음 날 거리로 나섰을 때, 제 눈에 비친 모든 한국어 단어들은 마치 수수께끼 같았습니다. 호기심에 가득 차 그 글자 하나하나가 어떤 뜻을 품고 있는지 전부 다 알고 싶어 마음이 조급해지기도 했습니다.

당시 한국은 그 어느 때보다 동경의 대상이었습니다. 한류의 열풍 속에서 사람들은 한국을 이야기하며 저마다의 로망을 키워갔고, 저 역시 그 물결에 기꺼이 몸을 맡긴 채 한국이라는 나라를 마음속 깊이 들여놓게 되었습니다.

그 여행에서 가장 잊을 수 없는 장면은 친구와 함께 갔던 에버랜드입니다. 그렇게 거대한 놀이공원은 제 인생에서 처음이었거든요. 바이킹과 롤러코스터, 하늘을 수놓던 관람차까지. 짜릿한 전율을 안겨주는 놀이기구들을 실컷 타고 돌아오는 길, 버스 안에서도 제 세상은 여전히 빙글빙글 돌고 있었습니다. 몸은 버스에 있었지만 마음은 여전히 그 화려한 축제 속에 머물러 있었던 것이죠. 돌이켜보면 그 이후로 그때만큼 순수하게 즐거웠던 날이 또 있었나 싶을 정도로 완벽한 하루였습니다.

사람들은 말합니다. 첫사랑은 결코 잊을 수 없는 법이라고요. 제게는 2012년 여름의 그 서툴고도 찬란했던 첫 여행이 바로 첫사랑입니다. 1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저는 그 시절의 아름다운 기억들을 마음 한구석에 소중히 꺼내 보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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