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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아무 이유없이 때리지 않는다?

관리자

이주노동자들이 빈번하게 겪는 인권침해 사례 중 하나가 물리적 폭력이나 언어폭력을 당하는 것이다.

그러나 말도 안 통하는 나라에서 법적으로 구제받기가 쉽지 않아서 그런지 공식적으로 문제제기를 하려는 이주노동자는 많지 않다.

오늘 한 파키스탄 노동자가 회사 관리자로부터 폭행을 당했다고 사무실에 찾아왔다.

한국어를 잘 구사하지 못해서 통역을 통해 상담을 진행했다.

기도하는 것과 관련해 다툼이 생겼고 관리자가 멱살을 잡고 뺨을 때렸다고 한다.

회사로 전화통화를 해 업체변경을 요청했더니 또 다른 관리자가 득달같이 사무실로 달려왔다.

와서는 한다는 첫 마디가

'얘가 일을 못 해요. 근무시간에 기도하러 간다고 하니까... 사람이 누가 아무 이유없이 때립니까?'

라는 것이다.

그럼 이유가 있으면 사람을 때리고 죽여도 된다는 소리?!

한국인 같았으면 '어떤 이유'를 이유로 때릴 수 있었을까?

암튼, 파키스탄 사람은 잘 되지 않는 말로 이렇게 말했다.

"회사에서 기도 하지마, 나 괜찮아. 여기(멱살)잡고, 여기(뺨) 때리 나 안돼."

(회사에서 기도하지 말라고 하면 기도 안 해도 된다. 계속 일 할 수 있다. 하지만 폭행은 안 된다. 회사에서 일할 수 없다.)

하지만 이렇게 말해도 회사 관리자는 들어주려고 하지도 않았다.

누군가 나의 뺨을 때리는 상황을 가정해보라.

통증으로 인한 고통보다 인격적 모욕을 당한 것으로 인한 고통이 훨씬 크다는 것을 우리는 쉽게 상상할 수 있다.

그것을 언어로 표현할 수 없다고 해서 느낌이 없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